오래된 기억은
초점 흐린 사진처럼
아스름하다.
사이공
어느 춤카페에서
가느다란 허리를 육감적으로 한들거리며
춤추던
예쁘고 예쁜 아오자이 여인이
기억되고
그 아가씨를 사랑하게 된
음악선생 영수가 기억나고...
사진보다 더 희미한 기억은
사이공이 호치민시티로 변한것처럼
내게서도 다른 이름으로 자리잡는다.
어느덧 열다섯 해 전.
그 길위에서 만난
그 많은 사람들은
또 무엇들을 하며 지금을 살고 있을까.
사이공
노래카페에서
내 노래에 화음을 넣어주던
그 남자.
지금은 무얼하며 살고 있을까
사이공
노래카페에서
홀로 앉아 노래를 듣던
그 젊은 한국여자
아직도 그곳에서
그렇게 앉아있을까?????????
기억은
시시때때로
오늘, 바람에 실려와 나를 야릇함에 빠지게 하는
밤꽃향기처럼
희미하고 나른한 그리움에
취하게 해 준다.
--유월이 오면
전쟁을 생각하게 하고
'전쟁'하면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생각난다.
내 남동생과 내 낭군님이 참전했던 베트남 전쟁
그래서
남다른 맘으로 여행을 하던 베트남...
지금은 유월.
전쟁을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참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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