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자작나무 숲을 지나서

eunbee~ 2008. 8. 3. 14:39

 

우리는 살아 가는 동안

많은 선물을 주고 받는다.

그들 중에는 물건도 있고, 운명이 가져다 주는 사람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고귀한 것들도 있다.

나에겐,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맘에 가득 담겨 오는 감격으로...

늘 내게 선물을 하고 있는 소중한 사람이있다.

바로 나의 막내올케님~

내가 살아 오는 동안, 누구에게도 받기 어려운 맘 깊은 선물을 나에게 주는 사람.

그러나, 그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은 고작 짧은 여행이었다.

 

 

어느 여름 날

우리는 자작나무 숲이 우거진 러시아땅 언저리, 몇 몇 마을로 여행을 떠났다.

사랑하는 나의 막내올케님에게 내 맘 전하는 작은 선물...

 

스쳐지나가는 세월만큼이나

우리 곁을 수없이 스치는 자작나무숲 우거진 대지를 아득히 바라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올케와 시누이의 여행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 이야기는 아직도  끝간데 모르는채 자작나무 숲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우리는 때때로,

비료자숲 망령을  일깨워 다시 길을 떠날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그... 모스크바...

그리고 그 옆 동네..들을 돌고,

버스로 다섯 시간 쯤 달려 와 만난 아름다운 마을...

수즈달Suzdal의 목조 건물들은

동화속에서 튀어 나온 것처럼

많은 이야기를 안고 있었다.

정교하게 조각하여 짜 맞춘 아름다운 목조 건물들...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배경으로 정갈하게 서 있는 흰벽의 사원... 교회...

사원에 들어 서면, 러시아 정교에서 들어 볼 수 있는 무반주 성가의

아름다운 남성 합창 소리가  교회 안을 둥둥 떠 다닌다.

떠 다니는 소리들을 좇아서, 나그네는 눈을 감는다.

 

 

 

다챠가 드믄드믄 서 있는 광활한 평야

그 너머에 바다처럼 펼쳐진 검은 숲.

삼나무... 자작나무... 밀밭...

파란 초원이 끝없는 평원을 잇고.. 아득한 지평선을 긋고...

붉은 열매를 조롱조롱 매 달고 있는 나무들이 길가에 수 킬로미터씩 줄지어 서 있는 곳.

 

푸른하늘... 한가로운 구름...

그것과 어울리는 하얀 사원들...

블라디미르를 떠나 우리가 닿은 수즈달은

마음의 고향으로 간직하고 싶은, 맑고 아름다운 땅이었다.

 

 

자작나무로 만든 공예품을 고르기도 하고,

작은 박물관에 있는 기념품 샾에서는 러시아 인형... 주방용품...을 사기도 하며...

 

한가로이 거닐고 싶었던 자작나무숲이 우거진....

 

 

블라디미르Vladimir..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높이 솟은 하얀벽 꼭대기에는 금빛과 푸른빛으로 빛나는

둥근 돔이 아름다운,  많은 사원이 있는 마을.

모스크바에서 너댓시간을 달리면 시작되는, 황금고리 여행의 첫 도시.

좋은 사람과 황금고리를 완전히 돌며 여행하고 싶은 욕심...

언제쯤 그곳들은 완벽하게 여행할 수 있으려나.

두고 온, 못다 본 황금고리 여정...

고마운 이에게 전하지 못한 사랑도 가득 채우고,

아쉽고 미진한 여행도 꽉 채우고 싶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우리는, 사랑하는 시누님과 올케님은

그렇게 여행길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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