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어쩜 좋아~

eunbee~ 2013. 12. 25. 16:36

 

내가 사흘 전에 며느님에게 선물을 보냈어요.

카톡으로 보내는 선물. 선물 리스트에서 케익을 선택해서 보냈걸랑요?

며느님은 좋아라,하면서 엄마 크리스마스에 엄마집에 가서 함께 케익 잘라요,라더군요.

좋아서 싱글생글하는 이모티콘 마구 날아 왔어요.

 

오늘 아침 전화가 왔네요.

아마도 애들이 제과점에 들러서 선물을 찾아 엄마집에 오려 했나 봐요.

그런데말이죠~

내가 그걸 잘 못 보낸 거였어요.

보낸 것이 아니라 [엄마가 갖고 싶어서 동동구르는 것은]뭐 이런 멘트가 뜨면서...

이걸 어쩜 좋아요~ㅠㅠㅠㅠ

 

선물 보내기를 할 때, 어쩐지 결재에 관한 아무 요구사항이 없더라구요.

아항~ 세상 차암 살기 편하구나. 스마트폰은 정말 기적인가봐. 함시롱..그런가 보다 했지요.

내가 보낸 것은 선물을 보낸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싶어하는 것을 상대에게 전한 거래요. 글쎄. 훌쩍~

 

내가 며느님에게만 그짓을 한 게 아니라우.

조카 생일 때도 떠억하니 선물이라면서, 같은 제과점의 케익을 기분좋게 쐈지 뭐예요.

조카는 "이모 선물 고맙습니다. "라는 답글까지 보냈던 걸요?

그 뿐만이 아녜요. 친구에게도 두 사람에게나 커피 선물을 보냈어욤~

아들 하는 말이, 그 분들도 모두 [엄마가 갖고 싶어 동동구르는 그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거야]라면서

선물 보내기를 가르쳐 주더라구요. 어서 그분들께 다시 보내라고. 당장 자기가 옆에 있을 때 보내기 해보라고...

나 못살아~~~ 맹순이 짓 왕창 한거예요.

 

아들은 엄마가 순진하다 못해 한심한가 봐요.

 "어쩜 결재도 하지않은 것을 통신사에서 알아서 이체계좌에서 빼내 갈것이라고 생각하셔~"

내 아들인데도 부끄럽더라구요. 이렇게 살았으니, 무언들 제대로 했겠어요.

 

며느님은 내가 좋아할 케익이며 갖가지 빵 종류를 한보따리(ㅋㅋ)사 들고 왔어요.

엄마가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릴텐데...하면서 사왔다고 농담 섞어 놀리더라구요.

 

오늘 아침에 11월에 벌였던 맹순이 짓거리가 들통났습니다. 조카랑 친구들 용서 하소서.

 

 

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들에게 요청한 커피 받았어요.

내일부터는 이커피를 마실거예요. 호홍~

 

 

맹순이 짓 2탄 되시겠습니다.

 

에잇! 어제 보던 영화나 '이어보기'하렵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그 아름다운 사막에 빠지면, 맹~함의 부끄러움을 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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