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07

말레콘 푸른바람에게

eunbee~ 2007. 12. 25. 20:34

 

당신이 나를 떠난다고 해서 내가 당장 죽거나 하진 않겠지요.

하지만 만약 내가 언젠가 세상을 떠난다면

그 순간은 당신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내 고독은 그제야 친구를 만날테고

그래서 나는 가끔 당신의 손이 필요합니다.

.............

 

읊조리듯 노래하는 Pablo Milanes의 애절한 가락을,

푸른 바람이 부는 말레콘 해변 위에 띄웁니다.

Te amo, Te amo

Eternamente  te  amo.

 

꿈결인듯 보고 돌아선 아바나를 그리며,

'욜란다'  이 노래와 함께, 남은 아바나를 만나러 갑니다.

 

 

아바나 항구, 시원한 도로와 가로등이 아름다운 항구의 풍광을 더해준답니다.

 

 

 

아바나 요새에서 만난 멋쟁이 쿠바신사예요. 시거를 물고 흰색 양복을 아주 멋들어지게 차려입었습니다.     

스틱을 옆에 낀 모습이 낭만적이지요?  입에 문 길다란 시거도 참 멋지구요.

그런데 이 신사의 구두가 무슨 색깔인지 참 궁금해요.

 

 

사진이 다시 신시가지로 왔네요. 아바나 박물관에서 본 오페라 하우스랍니다.

이곳에서는 한국 가수도 공연을 가진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구시가지가 신시가지 보다 훨씬 아름답고 얘기도 많은데, 어쩐일인지 신시가지 사진들이

자꾸만 나오네요. 디카속에 칩은 달랑달랑 바닥이 나는데....ㅠㅠ

 

 

비에하 지구, 구 시가지의 아름다운 광장 공원에서, 남들은 공원과 건물을 카메라에 담는데

나는 푸른 하늘과 야자나무와 바람에 흩날리는 야자잎들을 올려다 보느라 목이 빠집니다.

 

 

아바나 구시가지를 둘러 보고, 헤밍웨이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해변을 따라, 낡은 동네도 지나, 항구 끝 배를 수선하는 너저분한 곳을 스친 후

다시 기찻길도 지나서 한참을 버스로 달려가니,

너무너무 울창한 망고나무숲과 대왕야자나무 숲으로 우거진

헤밍웨이 집으로 들어가는 숲길을 만났습니다.

 

그곳에서도  여행자들은 헤밍웨이의 흔적이 남은 침실, 서재,

그가 잡았다는 동물들의 머리 박제품을 걸어 놓은 방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야단이었지만,

나는 그의 망루로 쓰이던 이층인지  삼층건물인지가 겨우 보일락 말락 하는 숲 저편에서

함께 간 일행중 젤루 예쁜 아가씨를 모델로 한컷 담았습니다.

저기 저~~ 뒤에 엷은 오렌지색이 보이는 것이 헤밍웨이가 올라가서 망원경으로

아바나 시가지를  바라보던 건물입니다. ㅋㅋ

 

커다란 개가 한가로이 누워 자고 있었는데, 헤밍웨이는 생전에 개도 좋아 했다는 군요.

그래서 함께 지내던 개가 죽자 무덤도 만들어 주었대요.

그 박물관에는 헤밍웨이가 바다로 나갈 때 노저어 가던, 삘라르 라고 부르는 배도 있어요.

헤밍웨이가 쿠바의 관광 수입 증대에 한몫을 한다니, 그 또한 잘된 일이네요. 

 

나는 그 곳에서 제일 맘에 남는 것이, 헤밍웨이 방 창문앞에 등나무 덩굴처럼 올라 가서 피는 덩굴

식물의 아름다운 꽃이었습니다. 알도에게 물어보니 '릴리아'라고 하던데...어째 아닌듯한 예감.ㅋㅋ

가이드 말까지 의심하는 요망스런 나!! 쬐끔 못된건가? 아니면 호기심 천국의 본심 발로인가? 하하

아무튼 그 집 나무들과 꽃이 참 맘에 들었답니다.

보라는 달은 안보고, 손가락 끝만 보는 중생인지라... ㅎㅎ

 

 

아시죠?

남들이 다들 찍기에 나도 찍었어요.

호텔 Ambos Mundos 1층 벽에 있는 헤밍웨이의 사진과 싸인을...

호텔 정문앞에서 종업원 남자 두명과 그 분홍색 건물을 내 디카에 담았는데, 칩이 모자라서 그만

지워 버렸더니... 에잉 아깝네요.

그래서 빌려왔어요. 보세요. 헤헤

 

 

문밖에 두남자가 있기는 있네요. 하하하

분홍색 건물이 예쁘지요? 이곳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썼대나 어쨌대나.

요건물 옆에는 대학교가 있답니다. 아주 현대식 건물이었어요.

그 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 가면, 이런 정경 나와요.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의 벽화가..

 

 

왼쪽 건물의 실제 공간을 오른쪽으로 옮겨 놓고, 쿠바의 문인과 예술인들의 모습을 모래 모자이크로

벽화를 만들었답니다.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행들은 저만치 가고 있는데

급히 셔터를 누르고 뛰었지요. 왼쪽 건물 검은 현관이 오른쪽 그림의 큰 검은 문..뭐 이런식으로...

아바나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랍니다. 1519년부터 스페인이 건설하기

시작한 유서깊은 동네로, 아르마스 광장이 제일 먼저 건설된 곳이랍니다.바다밑 돌로 건축했다네요.

 

 

이 거리에서 제일 오래된 건물 앞에서 빨간 옷을 입고 빨간 수건을 두르고, 기다란 시거를

물고 앉은 여인이 포즈를 취해 주지요. 한방 찍으면 1달러를 요구합니다. 이 사진은 공짜!!

돈달란 말을 안했거든요. ^&^

이제 아바나의 마지막 사진을 보여 드릴게요.

공항에서 멕시코 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찍은 마지막 사진. 짜~안 !

 

 

봉급 250페소를 받아서 보름 먹고 살면 돈이 바닥나고,

개인의 재산도 없고, 배급소 앞에는 장사진을 이루며 배급물자를 타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보이지만

그래도 그들은 꿈과 낭만과,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을 스스로 만들어 느끼며,

비트강한 리듬과 몸짓 현란한 춤을 추면서,

'인생이여 고마워요' 라며, 오늘을 살고 있답니다.

 

나그네를 즐겁고 편안하고 유쾌하게 해 줄줄 아는 묘약을 가진 그들을

다시 만나러 가고 싶습니다.

"소유에 집착했다면 벌써 사라졌다."

그들은 소유보다 존재가 가치롭다는 것을 알고, 유쾌한 인생을 사는 멋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맘속에 입끝에 항상 매달고 다닌다는 말

" No tengas miedo "  걱정 마세요 !

 

공항을 떠나며, 광고판 속의 문구 " CUBA  SI " 를 긍정했습니다.

내 마음속엔  또 하나의 보물과 연인이 자리했습니다.

항상 쿠바를 생각하고, 늘 그리워 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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