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금일 밤바람
eunbee~
2014. 11. 2. 21:45
초저녁부터 바람이 몹시도 붑니다.
붉고 노란 나무와, 하얀 반달과, 나의 시린 가을밤이
흔들리고 나부낍니다.
내 품으로 들어온 발정난 계절의 하늬바람
암쾡이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날을 세우고
아무리 다독여도 그칠줄을 모릅니다.
옷깃 여며 뒤척이는 밤 품어 보지만
만추의 대지를 구르는 밤바람의 앙탈은 朔風을 닮아
靑孀의 恨처럼 달라붙어 떨쳐낼 수 없더이다.
2014. 11. 2
바람 속에서 밤길을 거닐다.
들어와 오늘 일기로 이렇게 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