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블로그 친구를 만나다

eunbee~ 2013. 4. 23. 18:01





파리에서 만난 내블로그의 친구들.

맨처음 만난 친구는 짧은이야기님. 두 번째로 만난 친구는 포틀랜드에서 온 양파님.

그리고 지난 주 목요일에 만난 친구 역시 아메리카 대륙에서 날아오신 다이앤님

.

양파님을 만날 때는 에펠탑 아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 장소는 '구름 아래서 만나기'처럼 황망스러웠어요.

에펠탑 네 개의 문 중 한곳으로 정했으나 그 또한 찾아야하는 범위에 한계가 있는 일.

그 다음부터는 협소한 장소라서 한눈에 들어오는 세익스피어 앤 컴파니로 정했지요.

나이스 츄즈~~ ㅎㅎ

우린 쉽게 만날 수 있었어요.

그러나 다이앤님과 그녀의 친구는 세익스피어 앤 컴파니를 찾기 어려운 장소라는 정보를 접했기에

만날 시간보다 훨씬 일찍 서둘러 호텔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런이런~ㅠㅠ





어쨌거나 우린 한 눈에 알아보고는 반가움에 화알짝 웃었지요.

짧은이야기님이랑은 한국에서도 만났던 사이라 찐한 허그를 허리가 으스러져라 가슴이 터져라 오래 나누었지만

다이앤님이랑은 손잡고 흔들며 반가워서...웃기만...ㅎㅎㅎ





세익스피어 앤 컴파니에 들어가서 그곳을 둘러보고 나왔더니 이런 입간판이 놓여있었다우. 

세익스피어 생일을 기념하여 소네트 낭송이 있나 봐요.

세익스피어는 150수가 넘는 소네트를 읊었다더니, 이날 저녁에 오면 음율에 실린 세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들을 수 가 있겠다고 

잔뜩 찜해 두었습니다.  다이앤님에게도 권했더니 그 분들은 프랑스 북부지방 여행으로 이곳을 떠나있는 날이라고 했지요.

영어권에서 오신 분인데... 좋은 기회를 놓치셨네요.






파리로 여행 오는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꼭 들러보는 이곳임에도 세익스피어 앤 컴파니 앞 나무아래엔 이런 누더기의 

벤치가 마련돼 있어요. 그래서 차라리 정겨운.....ㅋㅋ

묵을 곳 없는 글쟁이들을 재워주고 먹여주던 이곳의 정신이 깃들어있는 걸까요? 


세익스피어 앤 컴파니를 나와서,  노트르담 성당 뒷편 공원을 지나 카페 '에스메랄다'에서 커피를 마셨어요.

이런저런 수다를 늘어놓으며.... 그리고는 생루이다리를 건너 생루이섬으로 갔죠.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생루이섬을 다이앤님네랑 함께 걷고 싶었거든요.ㅎㅎ

생루이섬을 대강 둘러보고, 아름다운 건물, 시청사를 눈으로 슬쩍 만나고.

우리는 센느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퐁네프 다리도 보고



예술의 다리도 걷고...




지난 해 만도 이렇지 않았는데, 웬 자물통들이 이리도 주렁주렁 열렸는지요.

한탄했습니다. 이건 공해예요.

다이앤님 친구분은 '이 많은 자물쇠의 주인공들 중에 지금까지 헤어지지 않고 사랑이 잘 이어지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라고 했어요.ㅋ

그러면서 '이건 사랑을 맹세하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트랜드야. 모두들 유행을 좇지않으면 불안한 거야' 라시더군요.


이런 것이 놓여있는 곳을 만났을 때 자기들도 그렇게 하지않으면 불안한 그 어떤 심리작용의 발현일 거예요. 아마도.ㅎ

자기들의 사랑을 추억하고, 기념하고, 맹세하는 의식이기도 할테구요.

아무튼 그들에겐 그런 의미가 담겨진다해도, 파리를 자주 거니는 내게는 공해일 뿐입니다요.

'예술의 다리'가 이제는 '자물쇠의 다리'로 변신했습니다. 아뿔싸~~

저러다가 다리난간이 무너지지나 않으려는지, 원. 

자물쇠를 파는 상인까지 다리 위에 상주하고 있던걸요? 





예술의 다리를 건너면 아카데미 프랑세스가 위용을 떨치고 서 있지요. 그 옆으로 살짝 빠져나가면 '센느의 길'이 있어요.

나는 그 길을 다이앤님들에게 안내하고 싶었다우. 그래서 접어든 그 길 초입에서 우리는 볼테르의 기념상도 만났지요.





'센느의 길'에는

길 양옆으로 미술공방, 예술작품을 파는 부띠끄 등등으로 예술거리라고 이름붙여도 좋을만큼 다양한 미술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소문나지 않은 장소이니 슬쩍 다녀가는 분들은 쉽게 만날 수 없어요.


그 길을 걷다가 어디쯤에서 방향을 살짝 틀면 '들라크루아 뮤제'를 만날 수 있지요.

우리는 그곳에 들러 기념사진만 찍고 나왔어요. 들라크루아의 그림들을 둘러볼 시간이 내게는 없었거든요.

오전 11시에 만난 우리는 오후 4시경에는 헤어져야 했으니까요.





들라크루아 미술관 외관만 보고 지나쳐온 우리는 

생 제르맹 데 프레 거리의 랜드마크 '생 제르맹 데프레' 성당 내부를 보기로 했어요.

파리에 있는 그 많고 많은 성당 중에 내부의 색채들이 두드러지게 특별나거든요.

마치 동유럽 헝가리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색채의 프레스코화, 그리고 아름다운 색채와 금빛으로 드리워진 내부 벽이며 

기둥들이 내게는 매우 인상적이었던지라 다이앤님에게도 권하고 싶었어요.

그 성당 내부에서는 마치 헝가리의 어느 성당에 서 있는 기분에 잠긴답니다.







생 제르멩 데 프레 성당 맞은 편에는 유명한 카페 ' 레 뒤 마고'가 있지요.

우린 그리로 가서 간단한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유명한 이야기( 나는 본 블로그에 이미 포스팅한 것이 있기에 여기선 생략)가 깃든  장소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함께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고 싶었다우.ㅎㅎ





각자의 입맛에 따라 주문을 하고... 이야기 나누며 간단하게 요기를 했어요.

블로그친구를 파리에서 세번째 만나는데, 이번이 가장 대접이 소홀했어요. 그래서 다이앤님들에게 지금도 미안스러워요.

점심대접을 했더라면 마음이 한결 좋았을텐데, 더치페이로 이 점심식탁을 정리했지요.

두 번의 친구들에겐 나름 정성스럽게 점심,또는 저녁대접을 했걸랑요. 왜냐하면?그때는 은비네가 

레스토랑을 하고 있었으니까.하하핫.  다이앤님,그리고 킴, 미안해요. 그런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욱 오래오래 기억에 남게 되니,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몰라요. 이렇게 위안을 삼습니다. 하핫

잘 해준 사람 생각은 별로 안나도, 못해준 사람 생각은 늘 나게 마련이거든요.ㅎㅎㅎ





레 뒤 마고 카페 옆에는 '기욤 아뽈리네르 거리'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센느강변을 찾아 걸었지요.


루브르궁으로 들어가 뛸르리를 걸어, 샹젤리제 거리로 가시길 권했습니다.

나는 네시 반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은비를 위해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뛸르리정원에서 헤어져야만 했다우.


손을 잡는 것으로 만났던 우리는 따스하고 아쉬운 포옹으로 헤어졌습니다.

뒤돌아보며, 손흔드는 다이앤님을 자꾸만 몇번이고 돌아보았습니다.

그녀들이 계단을 내려가 뛸르리정원 속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자 마음이 싸~했습니다.

내 생에 언제 다시 다이앤님을 만날 수 있으려나..싶은 마음이, 참으로 허전했지요.

잠시의 만남도 그렇게 아쉬운 이별의 정을 안겨오더군요.


다이앤님의 파리여행이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며, 

혼자 터벅터벅 메트로 계단을 밟았습니다.


정보다 더 애처로운 건 그리움이라 했던가요.

나는 이제부터 이곳에서 만났던 다이앤님과의 시간들이 그리워질 거예요.


에혀~ 내 팔자라는 것이 그래. 성격이 팔자라고... 나는 늘 말하지 (독백이었슴돠)






그리고... 만남의 날로 부터 며칠이 지난 어제는

다이앤님이 선물해주신 핑크빛 립스틱을 바르고(반짝반짝 빛나는 그 사랑스런 색깔은 내 인상을 한결 밝고 부드럽게 만듭니다)

'샤갈전'에 가느라 뤽상부르 정원을 들어섰습니다.


다이앤님들이랑 함께 보지못해 서운했던, 내가 좋아하는 또 하나의 장소 뤽상부르의 꽃들을

다이앤님에게 선물하려고 찍어 왔답니다. 파리의 늦은 봄의 꽃을 선물 드려요. 다이앤 님!!

만나서 반가웠고 행복했고... 또 그렇게 아쉽게 헤어져서 서운했습니다.

이제 생각하니 꿈결같습니다.





우리집 앞 팍크 드 쏘의 튤립. 올해의 쏘의 공원이나 거리의 꽃 주제는 튤립이에요.

해마다 꽃의 컨셉이 달라지지요.





우리집 앞 길, 은비네 학교와 건너편 쏘공원의 담장이 보이는 곳의 작은 홍 푸앙(rond point)의 튤립.





뤽상부르의 꽃. 여기도 튤립이 한가득이네요.

다이앤님이 튤립을 좋아하셨으면 좋겠어요.ㅎㅎㅎ









지금쯤은 노르망디 지방을 여행하고 있을지도 모를 다이앤님,

다이앤님의 여행이 추억에 남을 멋진 여행이 되기를 기도하며

우리가 이역만리 타국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인연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내 인생에게도 감사를!!

그런 기회를 내게 주신 다이앤 님에겐 더욱 큰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