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늦은 산책
eunbee~
2012. 11. 8. 23:59
해가 벌써 저물었을까. 창 밖을 바라보니 뽀얀 저녁안개가 먼산을 감싸고 있습니다.
오후 다섯시 반, 구름낀 날씨여서인지 사방이 뽀얗게 회색그림자에 안겨있네요.
늦은 산책을 나갔지요.
마을을 떠나 개울을 건너 상류로 올라가 봅니다.
천변의 벚나무는 이미 마지막 잎새만을 몇 개 남겨두고 앙상합니다.
상류까지 올라갔다오니 금세 어두워졌습니다.
얘는 해저물어도 돌아갈 집이 없는 걸까요?
만나야 할 누군가를 아직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가여운 쇠백로.
"얘야, 이제 그만 집으로 가려무나."
오던 길 뒤돌아보니
뽀얀 저녁안개가 분홍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가로등 때문인지 사방이 분홍빛이네요.
피부에 닿는 촉촉하고 보드라운 공기가 기분좋게 사랑스럽습니다.
여울물 소리는 어찌나 경쾌한지...
더듬더듬 어둠속 돌다리 건너,
바스락바스락 낙엽밟는 소리를 감상하며 집으로 왔어요.
가을저녁 늦은 산책도 무드있네요. 호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