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 이야기
어제, 우체국엘 갔어요.
내가 좋아하는 우체국이 이렇게 이쁠 줄 몰랐어요.
우체통만 서 있어도 좋은 우체국.. 더구나 이렇게 예쁘다니....어맛!! 즐거운 비명에 마음은 행복에 휩싸였지요.
우체부 아저씨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에서
노래나 불러야 할 것 같은 모습인데....온동네를 다니며 이렇게..ㅋ
Sceaux는 면적이 4㎢가 조금 모자람..ㅋㅋ. 정말 작고작은 세상이지요? ㅎ~
이렇게 작고 작은 마을에 커다란 쏘공원이 떡 버티고 있는데, 쏘공원 넓이는 1.8㎢.
그러니 쏘의 반이 쏘공원이라는...
그뿐이 아닙니다. 성당 뒤로는 쏘공원, 앞으로는 또다른 제법 너른 공원이 있답니다.
인구는 2만명이 못되구요.
쏘의 공무원들은 하는 일이 꽃과 나무 가꾸는 일인 것 같아요.
공원에서도, 길 가에서도, 주택가에서도 매일매일 눈에 띄는 모습은 나무 다듬고 꽃 보살피는
시청 사람들이랍니다. 행정은 마냥 느리면서....ㅋㅋ
13세기 초부터 있어 온 세례요한 성당 부근의 상가거리엔
잘 진열된 먹거리나 옷가지들이 예쁘게 예쁘게 거리를 치장하고 있습니다.
쏘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거리예요.
내가 좋아하는 성당 옆 거리.
빵가게는 필수!!
이들의 일용할 양식중 기본이니까요.
이 거리엔 커다란 빵가게가 두군데 있어요.
111년 전부터 있어왔던 부세리(고깃간)도, 은비엄마가 좋아하는 푸아그라 가게도,
알자스지방의 음식을 전문으로 파는 예쁜 가게도...
이 거리엔 푸줏간 조차도 정말 예뻐요.^^
은비가 좋아하는 크렙 레스토랑도 있구요.
그옆엔 우체국이예요.
우체국 앞에는 열매달린 나무 한 그루, 그리고 거리엔 꽃...꽃...꽃들....
올리브나무 같지요? 열매도 그렇고...
프랑스 어느 마을엘 가거나, 이런 가게는 꼭 만나지요.
무덤에 놓여질 작은 비석과 조화들....
이런 가게는 그 마을의 번화하고 중요한 거리 한가운데에 있어요. 매우 인상적이지요.
롱푸앙(Rond Point) 둘레에는, 이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건물 르노자동차 매장이 있고,
성당 옆 시장 거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자동차 통행 금지로 되어있구요.
드골 장군의 연설문과 그의 얼굴이 새겨진 기념비가 롱푸앙을 지켜보고 있지요.
우체국에서 다시 길을 건너오면 성당이있는 거리로 오게 됩니다.
알자스 식품을 파는 가게 앞에서는 아까부터 전화를 하는 여인이 내가 찍고 싶은
쇼윈도우를 점령하고 있어요. 에궁~
이집엔 특별한 푸아그라가 있다네요. 은비엄마가 좋아라합니다.
맛있는 푸아그라를 먹을 수 있겠다나 뭐라나...ㅋ
19670명 중 몇 사람이 이 아침부터 노천카페에 나와 앉아 있네요.
15분 동안의 주차는 공짜!!
시간이 채워지면, 위의 노란전등에 반짝반짝 신호가 오지요.
그러면 이 공짜 주차장을 어서 떠나 줘야죠? ㅎ~
내가 좋아하는 니콜라~
그저께는 이곳에서 꼬뜨-프로방스라는 로제와인을 한 병 샀다우.
지금 냉장고에서 날 기다리고 있어욤~^*^
쏘공원이 이 도시의 반을 차지하는데, 그럼에도!! 또 한 곳의 널직한 공원이 있지요.
그 공원앞에서 아침시장이 열리고 있네요. 오늘은 수요일이거든요.
아침 시장은 길거리에서도 열리지만, 아침시장을 위한 건물 안에서도 풍성하게 벌어지고 있다우.
이렇게 사랑스럽게 생긴 청년은 토끼를 들고 자기를 찍어 달라며....귀엽죠?
앞 집 생선가게 청년도 매우 즐거운 사람이었죠.
나는 이 푸줏간?^^에서 애기닭을 두마리 샀어요. 한국에서 공수해온 가지가지 한약재를 넣고 푹푹~고아 먹으려구요.
(포스팅이 늦은 관계로..^^ 어제 저녁에 애기닭을 푹~삶아 먹었다는 ㅋㅋ)
애기닭을 담은 비닐봉다리를 들고, 쏘공원으로 접어 들었답니다.
우체국을 가는 동안의 반은 쏘공원을 걷고, 반은 시장길을 걷는 거죠.
저 끝이 라꺄날학교이니, 그 옆이 바로 은비네 집.
집으로 곧장 가지않고, 살짝 옆구리로 새서^^ 샤또앞에 앉았습니다.
에스프레소 한 잔 앞에 두고, 하늘을 봅니다. 바람이 소슬하니~정겹게 불어오고 하늘은 마냥 아름답습니다.
시장바구니 들고 캬바레로 가는 아낙보다, 고성 카페에 앉아 오래된 정원을 바라보는 일이
훨씬 고급스럽죠? 하핫
뒷모습 살짝 보이는 모자쓴 마담께서는 열심히 책읽기에 빠지셨고,
말을 탄 순찰대원들은 한가롭게 또각거리며 공원 순찰을 하고 있네요.
아침 아홉시에 집 나온 은비메메는 정오까지
(아침시장 구경 마치고 나오는데 매월 첫수요일 정오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거든요.)
이렇게 우체국으로 시장으로...휘돌다가, 17세기 적 귀족 콜베르의 저택앞에서
귀부인같은 마음으로 다리꼬고 앉아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노닐었답니다.
애기닭 두마리는 햇볕에 상할까봐 티테이블 밑에 감추어 두고서....*^___^*
(귀부인 하렸더니 비닐봉다리 속의 닭 두마리때문에 폼 구겨지누만 ㅠ~ ㅋㅋ)
그렇게 한시간을 하늘바라기 하다가,
오후 한 시가 되었네?.. 은비가 굶어 죽지 않았을까...^^
집으로 왔다우.
Sceaux는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마을이에요.
그곳에서 나는 정말정말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우.
파리보다 더 아름답고 맘에 드는 Sceaux~
하루 하루
내마음의 고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