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분분한 낙화
eunbee~
2011. 3. 27. 23:34
내 노트북 앞에 앉아 고개를 돌리면
봄이.. 가을이...그리고 또 봄이,
저 창문너머엔
지나가고 있는 세월들의 발자국이 보이지요.
나른한 해가 하루걸음을 다하고
노을빛마져 거두어 들인 저녁 어스름,
또 다른 밝음으로 밤을 걸어갈 가로등에 기대인 목련화는
눈꽃으로 별꽃으로... 환영처럼 아롱진 미소로
들이켰던 양광의 기운을 한숨처럼 토해내고 있습니다.
'쓸쓸한 아름다움'일까요?
그래요. 향기는 취하도록 깊은데, 취할 객이 없는 풍경은 쓸쓸함이지요.
얼마 남지 않은 목련꽃시절에, 나그네의 망연히 젖어있는 꽃그림자같은 상념은
쓸쓸한 아름다움이지요.
눈에 보이는 것만이 풍경이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가 닿지 않는 이야기도 마음으로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답니다.
행간을 읽어내는 것보다 더 깊은 눈으로...
간밤엔 비가 내렸습니다.
봄밤에 몰래 내린 봄비가, 분분한 낙화로 흩날려 두었습니다.
사람도, 꽃들도 밤새 안녕이란 인사를 자주 나누어야 겠어요.
가는 것은 다시 올까요?
분분했던 낙화는 되돌아 오지만, 사람들은 한 번 가면 다시 못올 세상입니다그려.
그러니
낙화를 보고 가슴저미는 사람들이 더 슬픈 존재랍니다.
제존재가 얼마나 가벼운 것인 줄도 모르고 낙화를 슬퍼하다니요.
며칠 전엔 리즈도 갔더이다. 그 아름답던 여인이 하롱하롱 꽃잎 지는 날에.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
오늘도 시를 뇌이며 분분한 낙화를 내려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