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맑은 날 언덕에 올라
파리는 봄이에요. 몽마르뜨르 언덕에도 봄볕이 따스합니다.
파리를 여행했던 세상의 모든 이들은 몽마르뜨르에서의 추억을 가슴 한가득 안고 있겠죠?
파리에 와서 몽마르뜨르 언덕엘 오르지 않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기억하시나요?
몽마르뜨르 언덕에 있는 회전목마는 2층이더라는 것도?
몸이 불편하거나, 걸어 올라가기가 망설여지는 사람은 후니쿨라를 타세요.
후니쿨라라는 이름은 내가 붙여준 거예요. 저 탈것의 이름을 모르거든요. 지금 막 올라가고 있네요.ㅎㅎ
나는 이 앞에서 늘 생각하지요.
몽마르뜨르는 걸어 올라가야 제맛인데... ㅉㅉ~하면서.ㅋㅋ
추억을 한아름 안고 있는 블친 님도 이계단을 이렇게 올라 갔드랬죠?
그랬을 거예요.
나는 지팡이를 짚어야하는 늙은이가 되어도 걸어서 올라갈거랍니다.
사는 맛은 그래야 제대로 맛볼 수 있거든요.
계단을 오르니, 어디선가 마이웨이를 하프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 왔어요.
오모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듣는 하프연주는 이언덕의 백미였다우.
라 비앙 로즈를 연주할 때는 눈가가 조금 뜨거워졌어요.
왜 그랬나 나도 모르겠어요.
한시간 가량을 연주해 주던 신사는 이제 장소를 옮기려나 봐요.
그대신 저글링을 머리에 인 또다른 신사가 왔어요.
보기만 해도 즐거운 표정을 가진 남자예요.
이사람처럼 호텔 켈리포니아를 제멋대로 부르는 남자는 처음 봤다우.ㅋㅋ
그러나 스페인어로 불러주는 노래는 듣기 좋았어요.
아무래도 이남자는 올리브나무 줄지어 선 안달루시아에서 왔나 봐요. 호홍~
이렇게 또 노래를 듣느라 30 여분 햇볕아래 앉아 있었지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성당에서 묵주도 사고, 기도도 하고...
테르트르 광장으로 왔어요.
햇볕이 좋은 날이니, 모두 노천카페에 앉아 먹고...마시고... 웃고...이야기하고...
서있는 마담과 앉아있는 마담은 찍히고 찍어주느라 바쁘더라구요.ㅋㅋ
봉주~르 마담? 한 장 그리세요. 10분이면 완성이에요~.
농메르시~ 농메르시~. 고개 흔들다가 손까지 흔들었어요. 자꾸만 따라오거든요.
잘 그리네요.
집에 가서 나도 연습해 봐야겠넹~ 드로잉..그 거 참 매력있는 작업인데..
수십 제곱미터 밖에 안되는 좁은 이 광장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 가슴속에 담겨 있으니, 수억만 제곱미터가 넘을 거 같아요.ㅋㅋ
블친 님들 마음 속에도 넓게 자리하고 있죠?
맞아요. 그럴 거예요.^&^
내 가슴 속에도 Tertre가 수백평 자리하고 있지요.
올 때마다 추억거리를 담아 가니까요.
첫번 째 추억은 이광장 모퉁이에 앉아 작은딸에게 편지를 쓰던 일이에요.
작은 딸이 중학교 2학년 때였다우. 참으로 오래된 이야기죠?
지금은 그 작은딸이 낳은 딸(은비)이 중학교 2학년이랍니다.ㅠㅠ
이런저런 생각하며, 이광장을 어슬렁 거렸어요.
벽에 이렇게 낙서도 하면서... ㅋㅋ
봄처녀의 드레스 자락에 내려 앉는 봄빛처럼
오늘 하루 나른했네요. 포근했구요.
몽마르뜨르 언덕에는 이리저리 휘돌아 다닐 골목길이 많아서 좋죠?
내리막 길도 있고...오르막 길도 있고...
마치 인생살이처럼, 이런일 저런일 모두 만날 수 있어요.
몽마르뜨르 언덕에는 앞길도 뒷길도 구별되지 않아요.
다만 거기에.. 그렇게.. 추억을 쌓는 이들의 호기심 어른대는 반짝이는 눈과 마음이 춤 출 뿐이지요.
덜익은 젊음보다 적당히 세월 묻어나는 이사람들이 내눈에는
더욱 더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이것도 또다른 방식의 자위인줄 나도 알아요~ 뭐라 하지 마시길.ㅋㅋ
오르던 길을 이제 내려갑니다.
3월 초, 어느 하루, 몽마르뜨르의 햇살은 무척이나 따스하고 맑았습니다.
내 집으로 가기위해, 나는 언제나 메트로를 마지막으로 사진기에 담아요.
여정의 마침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