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플라타나스 초록글씨 편지를 받아 보셨나요?

eunbee~ 2010. 11. 5. 20:41

 

 

먼 먼 옛날

내가 교복 입고 어여뻤던 시절.

내 친구는 플라타너스 잎을 주워

하얀 종이에 꼭꼭 눌러 초록글씨로 편지를 써서

내 책가방에 몰래 넣어 두었답니다.

 

그것을 보고

얼마나 낭만스럽게 생각했던지...

 

나는 플라타너스 잎을 줍는 소녀들을 보고

그날을 찾아 냈습니다.

 

 

 

자전거에 낙엽을 꽂아둘 줄 아는

저 소녀가

내 손녀였으면 좋겠어요.

 

가을이 지천에서 뒹구는데,

우리 은비는 그런거 몰라요.

 

큰사위의 감성을 쏙빼닮은 저런 아기가

내 손녀였으면...난,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렇다면... 나는, 플라타나스 잎에 초록물이 무성할 즈음

나뭇잎 눌러 쓴 초록 편지를 써서

푸른눈 반짝이는 내 손녀에게 보낼 수 있을텐데.

 

내년에는 플라타나스잎 초록물 편지를 쓰고..

받고...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