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안개속 풍경

eunbee~ 2009. 10. 22. 22:26

 

 

강과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분지盆地인  이 고장엔

봄 가을로 짙은 안개가 자주 낀답니다.

 

안개 자욱한 날

오두막 대문 옆에 서 있는 한그루 소나무가

부시시 안개를 걷어내고 있습니다.

 

 

 

안개속에서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영화들을 생각합니다.

'율리시즈의 시선'

'안개속의 풍경'

섬세한 영상미학의 백미를 보여주는 '안개속의 풍경'을

다시 기억해 봅니다.

오늘 아침 안개속에서...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나는 남매의 이야기.

여백이 넘치는 화면은 관객의 마음으로 채워야하고, 

 우수에 젖은 음악은 느리게 바뀌는 영상을 더욱 느리고 농도 짙게합니다.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안개속에서의 총소리를 좋아하나봐요.

'율리시즈의 시선'에서도 그러한 장면을 연출하더니

'안개속의 풍경'에서도 역시..

국경근처의 강에서 쪽배를 탄 남매가 안개속으로 사라지고...

그때 총성이 울리지요.

'가여운 오누이가 죽었나봐' 가슴이 무너집니다.

한참 후, 안개속에서 가을풀잎같은 남매의 모습이 나타나고

그들은 언덕위에 서 있는 한그루 나무를 향해 천천히

안개처럼 걸어가고 있습니다.

 

수년 전에 본 영화

희미한 기억이지만 오래오래도록 잊혀지지않는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안개는 포근합니다.

모든 사물을 선명하게 보지않아도 되어서 좋습니다.

나는 늘 오리무중으로 사는 것을 즐기나 봅니다.

江이 東에서 西에서 南에서 北에서

빙둘러 휘돌아 나가는 내 고향엔

짙은 안개가 자주 끼어서 좋습니다.

 

 

 

밤안개는 더욱 아련한 풍경을 만들어 내지요.

밤안개의 진수를 보려면

내 고향으로 오세요.

 

밤안개....

얼마나 멋진

몽환속의 풍경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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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개속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