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파리에서

생루이섬의 폴란드 도서관에서 만난 쇼팽

eunbee~ 2011. 1. 22. 17:59

 

 

생루이섬 께도를레앙 6번지. 파리 폴란드 도서관.

6, quai d'Orleans. Bibliotheque Polonaise de Paris.

사진에서 가운데 건물.

 

 

2011년 1월 20일 목요일 오후, 나는

강건너 맞은 편에서 폴란드 도서관 건물을 바라보며 디카 셧터를 누르고, 강변 계단을 오릅니다.

투르넬 다리Pont de La Tournelle를 건너 폴란드 도서관으로 가기위해서랍니다.

 

 

이 다리 곁에는 파리 수호성녀 주느비에브상이 있어요. 사진은 뒷모습이네요.

파리의 겨울 하늘은 대부분 회색빛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푸른빛 하늘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파리에서의 겨울햇살은 축복이에요.

 

 

다리 위에서 시테섬에 있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봅니다.

대성당의 첨탑과 고딕건축물의 위용은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강건너에서 바라보던 파리 폴란드 도서관Bibliothèque Polonaise de Paris이에요.

멋진 여인이 들어가네요.^^

 

 

 

나도 문앞에 섰습니다. 세번째오는 이곳이 이제는 익숙합니다.

문앞에서 돌아간 것이 두번이지요.ㅎㅎ

 

 

육중한 문을 밀고 들어가니, 폴란드 민족시인 아담 미키에비치Adam Mickiewicz가 나를 반깁니다.

 

 

아담 미키에비치의 사진이 걸려있는 벽의 나머지 부분이죠.

오른쪽에는 작은 사무실이 있고, 우선 그곳에서 안내를 받아야 해요. 잠시 기다리니 안내하는 여직원이 왔어요.

 

 

무엇을 보기를 원하냐고 묻기에 쇼팽과 그밖의 뮈제들을 보고 싶다고 했지요.

이곳은 책을 보러 오는 사람, 자료를 찾고자 오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폴란드 도서관이자,

쇼팽 전시관 Salon Frédéric Chopin, 아담 미키에비치 박물관Musée Adam Mickiewicz,

그리고 볼레슬라 비에가 박물관Musée Boleslas Biegas 이 함께 있습니다.

 

 

17세기 건축물인 이 도서관은 고풍스런 실내외 장식이 차분하고, 하얀 대리석의 부드러운 느낌이

정갈하고 산뜻한 인상을 주네요. 작은 안마당은 품위가 있어요.

 

 

뮈제로 들어가는 출입문 앞에는 눈길을 멈추게 하는 대리석 조각이 있지요.

Edward Wittig (1879-1941) 작

Le destin 1903  '운명'

 

목소리가 부드럽고, 미소가 따스한 안내인도 좋은 인상을 가져다 주었는데, 이 조각 작품 앞에서 나는

매우 좋은 느낌이 밀려 오더라구요.ㅎ~  이렇게 마음이 끌리는 곳이라서 그렇게 오고 싶었나 봐요. 호홍~

 

 

현관문을 들어서니 조상이 의미를 헤아리기 아리송한 모습으로 있네요.

친절한 안내인은 나 혼자만을 위해, 조곤조곤 안내를 합니다.

'피아니스트인가요?' '아녜요.그러나 쇼팽을 무척 좋아해서, 이번이 세 번째 찾아온 길이지요.

두 번은 그냥 돌아갔어요. 년말에 휴관이라서... 그리고...호호호~'

'그렇군요. 어디서 왔나요?' '한국에서요.' '오! 그 먼나라에서요.' '^____^*'

우린 화기애애 이야기를 나누며 계단을 올라 쇼팽 전시관으로 향합니다.

 

 

Salon Chopin으로 가기위해 계단을 올라가네요.

 

내 영어실력을 배려해서,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말하는 그녀의 안내가 이곳에 대한 인상을 더욱 좋게 해줍니다.

 

 

반가운 이곳. 보고 싶었던 이곳.

방돔광장의 쇼팽 마지막 아파트에 있던 가구들이며, 친필 악보, 편지와 문서들...

그가 앉던 의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연주하던 피아노 플레이엘Pleyel...무척 보고싶던 모든 것들이 모두 있네요.

쇼팽의 금발 머리카락, 생전에 찍었던 사진,데드마스크, 석고로 뜬 그의 왼손... 잔잔한 감동이 몰려오더군요.

 

살롱 쇼팽의 분위기도 따스하고, 내용도 충실하며, 품위있고 세련되게 전시되어 있어서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낭만적삶의미술관에서 다소 실망했던 것을 만회한 기분도 들었죠.

그러나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곳이라서 아쉬웠어요.

 

위의 사진부터 이곳에 올려진 사진은,

Salon Chopin에서 판매되는 Cartes Postales을 찍어서 올린 것들입니다.

포스팅을 위해 열다섯 장이 한 셋트로 된 그림엽서를 사왔지요.

 

 

쇼팽이 직접 쓴 악보. 마주르카의 일부, 1834년.

 

가느다란 펜으로 깔끔하고 섬세하게 그려넣은 음표 하나 하나, 그것들이 이루는 깔끔한 악보..

감동이었어요. 그의 음악처럼 그는 악보도 아름답게 적었습니다.

B4용지 크기의 악보가 한 장. A4 반장 크기의 악보가 두 장. 사진속의 악보는 A4 반장크기였습니다.

쇼팽이란 싸인이 적혀있지요?

이 악보와 그가 쓴, 마치 인쇄된듯한 글씨들이 적힌 편지?를 보고 감탄했어요.

너무너무 섬세하고, 흔들림없는 정갈한 그의 악보와 글씨가 연민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더라구요.

 

 

작은 유리상자속에는 1840년-45년경에 찍은 그의 사진이 들어있는데,

오래 되어 누렇게 바랜 작은 사진이었어요. 사진속의 쇼팽은 들라크루아가 그린 초상화(1838)와 가장 닮았어요.

그러니 들라크루아가 그린 시기의 쇼팽의 모습은 이러했나 봐요. 곱고 심약해 보이지만은 않는 인상입니다.

그 옆에는 그의 금발 머리카락이 특수액자속에 소중히 보관되어 있으며, 석고로 뜬 왼손과 함께 전시되어있어요.

 

 

이 그림은 들라크루아가 그린 '쇼팽의 초상'과 꼭 같지요?

그러나 이것은 들라크루아 이후에 Omer Buochery(1882-1962)가 그린 거예요.

들라크루아가 그린 쇼팽 초상화는 루브르에서 얼마전에 만났지요. 그 그림은 Salle의 입구에 전시되어 있더군요.

 

 

쇼팽이 앉던 의자입니다. 나무와 천으로 만든 아름다운 의자는 보관 상태가 매우 좋았어요.

1845년 경의 의자라고 하니, 쇼팽이 죽기 4년 전 쯤부터 사용했네요.

모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면 몇백년된 가구들의 보존상태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어쩜 그리도 새 것 같은지...ㅋㅋ

 

이 갤러리의 카펫이 무척 맘에 들었어요.

색깔도 탄력성도...ㅎㅎ

 

 

Giuseppe Fagnani (1819-1973)

쇼팽의 초상. 1844

색연필과 연필로 그린 것.

 

 

Teofil Kwiatkowski (1809-1891)

쇼팽의 초상, 1849

연필, 수채물감.

 

 

Marie-Madeleine Gerard (1901-1983)

피아노를 치는 쇼팽 1960년 경.

캔버스에 유화.

 

 

1849년에 그려진 죠르주 상드의 초상.

천 위에 유화.

 

낭만적삶의 미술관에서는 상드의 그림과 흔적이 많았는데

이곳에는 그녀에 관한 것은 두어작품이 있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낭만적삶의미술관에서 보지못해 아쉬워했던 상드의 초상화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쇼팽 전시관을 본 다음에 <뮈제 아담 미키에비치>로 이동했습니다. 각각 독립된 공간이지요.

아담 미키에비치. 민족시인, 애국시인으로 불리는 시인을 쇼팽은 무척 좋아했습니다.

쇼팽은 발라드를 4곡 작곡했는데, 아담 미키에비치의 詩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을 했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중 한 곡을 시인에게 헌정 했습니다.

 

아담 미키에비치Adam Mickiewicz(1798-1855)는 위대한 폴란드의 낭만적 시인으로, 독일에서의 괴테처럼 폴란드인의 자랑이며

사랑과 존경을 받는 민족시인입니다. 그의 뮈제에는 그가 작업했던 것에 대한 설명글이 파티션 타입으로 세워져있고

그에 관한 사진이며 소품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찍어온 사진이 없어 유감이네요. 노 포토였으니...ㅠㅠ

 

 

Boleslas Biegas (1877-1954)

La Harpe d'Inspiration,1908  하프의 영감

자연석고

 

조각가 볼레슬라 비에가 박물관Musée Boleslas Biegas 에 있는 석고 조각상이에요.

아담 미키에비치의 박물관을 나와 이 방으로 이동했지요. 비에가의 조각품은 거의 석고로 조각한 작품으로, 작고 섬세해요.

나는 이 뮈제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던 매우 섬세하고 유연하게 표현된

詩的인 작품들이 소장되어있답니다.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에요.

거대한 조각품을 보다가 이렇게 작고(1m이하의 높이) 섬세한 조각품을 만나니, 마치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듯 정답고 따스했습니다.

 

그가 빚은 피아노를 치는 슬픈 얼굴의 쇼팽 모습도 좋았구요<Chopin(La Pologne Enchainée),쇼팽(사슬에 묶인 폴란드)>,

<La Volonté 의지> 라는 작품명의 쇼팽을 조각한 작품도 눈여겨 볼만해요. 그처럼 강인한 의지의 쇼팽을 만나다니...ㅋㅋ

 

비에가가 그린 여인모습의 쇼팽은 정말 인상적인 그림입니다.<Annee Chopin>이라는 작품으로.

<쇼팽의 세월? 쇼팽의 시대? 아니면 쇼팽의 해年라고 해야될지 번역이 좀...어렵네요>

         쇼팽 얼굴의, 바람에 흩날리는 숄을 두른 긴 드레스를 입은 여자 모습이랍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같은 느낌의, 여인을 그린 그림, 바람의 춤 <Danse du Vent>이라는 작품앞에서는 한참동안 서 있었지요.

 

더보기

폴란드 출신으로 말년을 파리에서 보낸 화가이자 조각가인 볼레슬라 비에가(Boleslas Biegas, 1877~1954)에 의해 1950년 설립되었다. 그는 특히 보는 이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많이 창작한 예술가로 유명하다. 볼레슬라와 관련된 자료들과 그림, 조각 등의 작품들이 은은한 조명 아래 풍부하게 전시되고 있다. 설립자인 볼레슬라 비에가의 작품 이외에도 다양한 폴란드 예술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19세기 초부터 20세기 말까지 파리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뛰어난 감수성을 인정받았던 저명한 폴란드 예술가들이다. 특히 은은하게 번지는 색채감을 아름답게 표현한 올가(Olga Boznańska, 1865~1940)의 초상화 및 정물화들을 많이 전시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후기 인상주의입체주의의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진 타데우즈 마코브스키(Tadeusz Makowski, 1882~1932)의 작품도 볼 수 있다. 그는 독특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 어린이 초상화로 유명한 폴란드 화가이다.

 

 

Pierre Felix Fix-Masseau (1869-1937)

쇼팽의 흉상, 1935 년 경.

색을 넣은 석고.

 

이곳은 다시오고 싶어지는 뮈제입니다. 우선 몇번을 와도 부담이 없는 규모에^^  잔잔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에요.

입장료는 나이에 따라 구분지어서 받더라구요. 착하기도 하지...ㅎㅎ  나는 단돈 2유로짜리였다우. 좋은 건지 서글픈 건지..원 ㅉㅉ

2유로에 개별 안내까지 곁들여서....우와~*^___________^*

 

 

나처럼 두번 헛탕치지 마세욤~ㅋㅋ

그러나 나는 목요일 오후 2시에 갔는데, 친절한 guided tour를 했거든요?

그러니 위의 timetable에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모든 건 수시로 변하고 여유도 있으니까요.

인생이란 원래 그래요.^&^

 

파리에 오랫동안 머문다면 콘서트 등 행사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 준다기에 이메일주소 남겨두고 왔으니,

이제 몇번씩 헤매지않고, 보내오는 정보를 보고 선택해서 콘서트며 다른 행사들에 갈 수 있으니 다행이에요.

 

 

아담하고 품위있는 갤러리에서 친절하고 상냥한 안내인의 설명을 들으며, 한 시간여를 행복한 마음으로

감상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오후의 하늘은 아직도 푸른빛을 안고 있어 기분은 더욱 상쾌!! 하핫.

 

 

요즈음 파리 기온은 평균 영상 4도 안팎, 낮에는 10도 정도.

어쩌다가 영하로 내려가면 춥다고들 난리~ 그래서 이 모자들 좀 보세요.ㅎㅎ 관광객을 위한 가게이긴 해요.ㅋㅋ

 

엄살쟁이 파리지엥들에게 코웃음을 보내며,

노트르담 성당 앞 메르로역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가볍게 밟고

쪼르르르~ 집으로!!

 Au revo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