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파리에서

랑베르 저택은 공사중

eunbee~ 2010. 12. 24. 05:38

오늘은, 쇼팽이 파리에서 살던 시절, 생루이섬의 한 저택에서 상드와 함께 식객으로 거주하면서 살던 집을 찾아 갑니다.

랑베르 저택이라고 하는 대저택은 폴란드 임시정부로서의 역할을 하며 폴란드 망명객들의 정치활동의 중심이 되던 곳입니다.

그리고 생루이섬에는 폴란드 도서관이라는 작은 뮤제가 있답니다. 그곳도 함께 찾아 보려고 길을 나섭니다.

 

 

12월 23일. 오늘도 비가 옵니다. 생루이 다리 위에서 비 내리는 센느강 건너 

내가 가야할 강변로 깨도를레앙quai d'Orleans으로 시선을 옮기며, 그곳 6번지에 내가 찾을 폴란드 도서관이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주소지를 검색해 보니 내가 찾는 곳이 파리6구의 생제르맹 대로 123번지로 나와있기도 했거든요.

 

 

생 루이섬으로 건너와 시테섬을 바라봅니다. 언제 보아도 실증나지 않는 정다운 풍경이지요.

 

 

오모나~ 반가워라~ 6,quai d'Orleans에는 내가 찾는 폴란드 도서관Bibliotheque Polonaise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에 흰종이가 붙은 것이 아무래도 수상쩍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오모나~ 이를 어쩐대.

오늘부터 새해 1월 3일까지 휴관이랍니다. ㅠㅠ

그러나 괜찮습니다. 이곳은 내가 매일 와도 좋아하는 곳이니까요. 그 덕에 2011년 새해 벽두부터 생루이섬에 올 일이 생겼네요.

 

 

대문에 걸린 명패만이라도 한 방 찍읍시다요.ㅎㅎ

 

 

안내문도 한 장 찍어 주고...ㅋㅋ

 

 

두 나라 문자로 쓰여진 문설주의 명패도 한 컷 담고....그냥 돌아서기가 섭섭해서리..ㅋㅋ

 

 

도서관 정문을 등지고 섰더니, 투르넬 다리 건너 파리의 수호신 성녀 주느비에브상도 보이고,

몽빠르나스도 보이고... 몽빠르나스 건물은 내가 자기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 방긋방긋 웃고 서 있네요.

파리 어딜가나 보이는 저 멋없는 몽빠르나스 건물을 제가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걸랑요.

 

 

폴란드 도서관 입장을 못해서 서운하지만, 다시 오기로 하고 이번엔 랑베르 저택Hotel Lambert 로 발길을 옮깁니다.

 

 

섬끝에 이르러 왼쪽으로 구부러지면 쉴리다리 버스 승강장이 있고, 그 뒷편으로 아담한 공원도 있어요.

봄에는 공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좋습니다. 그러나 강변에 앉아 수다 늘어놓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우.

깨QUAI는 '둑'이라는 뜻이에욤~ 기차역에서는 플랫홈이란 의미로도 쓰인답니다.

quai d'Orleans '오를레앙 강변로' 이렇게 말하면 매끄럽고 좋지요.

 

 

이곳에 비교적 자주 오는 나는 깜짝 놀랐답니다. 오잉? 언제부터 공사를 한대? 지난 여름에도, 초가을까지도 멀쩡하던 곳이...

이 저택은 생루이 앙 릴 거리와 깨 부르봉이 맞닿는 꼭지점에 있어서 인상적인 집이었거든요. 생루이섬을 산책하려면 반드시 지나치게 되는

장소라서 누구라도 기억하지만, 이집이 유서깊은 그 랑베르 저택인 줄을 몰랐습니다.ㅠㅠ

찾아와 보니, 이집이고, 찾아와 보니, 공사 중...

 

 

저 나그네도 관광객인 듯해요. 랑베르 저택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카메라에 담고 있었지요.

섭섭한지 앞 건물 저널리스트가 살았다는 명패가 붙은 집을 찍고 있었어요. 분명 저사람도 오텔 랑베르를 찾아 온 사람이건만...

 

 

이렇게 공사 중이니...ㅠㅠ 매우 슬픈 일입니다. 공사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공사기간은 3년쯤 될 것이며

내부공사도 모두 리모델링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는군요. 이 건물에 대한 사연은 [더보기]로 올리겠습니다.

더보기
6000만유로(약 1100억원)짜리 파리의 고(古)저택을 매입한 중동의 왕족이 문화재 사랑이 유별난 파리 시민들에게 된통 혼나고 있다. 파리 지방법원은 최근 카타르의 왕자가 벌이는 '랑베르 저택(l'hotel Lambert)'에 대한 보수공사를 막아 달라는 파리 시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파리 노트르담성당 맞은편 생 루이 섬에 자리 잡은 랑베르 저택은 1644년에 완공된 5층짜리 대저택이다. 당시 재무장관이던 랑베르가 당대 최고의 건축가인 루이 르 보(Louis Le Vau)에게 의뢰해 지었다. 저택 내 천장은 베르사유궁전의 천장화를 그린 샤를르 브랑의 작품으로 장식돼 있고, 건물 자체도 17세기 프랑스 건축의 대표작으로 인정돼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이 집은 랑베르의 후손을 거쳐 폴란드귀족, 유럽의 금융 재벌 로스차일드(Rothschild) 가문 등으로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다가 2007년 카타르 왕의 동생인 셰이크 하마드 빈 아브둘라 알 타니아에게 팔렸다. 거래가격은 6000만유로. 셰이크 하마드 왕자는 이후 4000만유로(약 700억원)를 투자해 집을 완전히 뜯어고치려 했다. 엘리베이터와 에어컨 설비를 설치하고, 정원 아래에 지하 주차장을 만들고 욕실도 최신 설비로 개조하려는 것이었다.
그러자 파리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파리역사보존협회'와 가수 조르주 무스타키(Moustaki) 등 문화예술인들은 "역사적인 유물을 변형해선 안 된다"며 공사 중지 서명운동에 나섰다. 폴란드 정부도 이 저택의 변형은 수용할 수 없다며 프랑스 정부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랑베르 저택'은 1830년대 러시아 제정(帝政)의 지배로부터 독립을 꾀하던 폴란드의 귀족들에게 망명정부 임시 청사 역할을 했다. 폴란드 출신 작곡가 쇼팽(Chopin)은 연인 조르주 상드(Sand·프랑스 여류 소설가)와 함께 이 저택에 식객(食客)으로 기거하며, '폴로네즈(폴란드 망명객들의 무도연을 위해 만든 작품)'를 작곡해 헌정했다.

시민단체와 문화예술인의 반대가 심하자 카타르의 왕자는 지하 주차장 면적을 축소하고, 엘리베이터 통로가 천장을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안을 변경했지만 시민단체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2009년 9월15일 파리지방법원은 "원형 훼손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사 중지 판결을 내렸다. 파리역사보존협회 등에선 "역사적 판결"이라며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러나 셰이크 하마드 왕자는 "정부 허가까지 받고 공사를 시작했는데, 황당한 판결"이라는 반응이다. 프랑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항소할지, 또다시 설계 변경을 할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강명욱 박사 강의]라는 카페에서 옮겨 온 글입니다.***

 

 

 

공사가 어떤 내용으로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슬픈 마음입니다.

쉴리다리 건너 아랍세계 문화원이 희미하게 보이네요. 햇빛 밝은 날에는 저건물 유리창이 아름다워요.

조도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되는 햇빛 조리개가 장치되어있는 유리창들의 조리개무늬가 예쁘거든요.

 

 

서글픈 마음을 안고 랑베르 저택 공사장을 뒤로 하고, 같은 골목에 있는

생루이 앙 릴 교회Paroisse Saint Louis En L'ile의 종탑과 고풍스런 시계를 바라보며 긴 골목을 걸었습니다.

 

 

괜시리 울적해지고 걱정스러움이 휩싸이는 마음을 안고, 쓰잘데 없는 호텔건물이나 찍어 댑니다.

역사적인 건물이래요. 루이 13세...어쩌구 적혀있는 역사기념 팻말이 있었거든요.ㅠㅠ

랑베르 저택이 급기야 공사에 들어가다니.....나는 아직도 그 생각입니다.

 

 

랑베르 저택에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줌으로 당겨 생루이섬에서 시테섬으로 건너가고 계시는 노부부를 카메라에 담아보고...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뒤편 공원의 쓸쓸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또 엄마 마음에, 이 눈바람 속에서 시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에 앞장서는 저 그린베레모 청년은

얼마나 추울까...걱정을 하면서 한 방 눌렀지요.  바람 엄청 불고, 명색이 강바람이니 더 춥고... 가여워라~

 

 

나의 파리산책은 노트르담 성당에서 끝을 맺는답니다. 오늘도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 기도를 올렸지요.

 

 

촛불을 밝히고, 모든 세상 사람들이 평화롭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다음, 내 자녀들의 이름과 내가족 형제 자매 친지들의 얼굴을 모두 떠 올리며 노엘 기도를 올렸지요.

 

 

랑베르 저택이 보존되어야 할 곳은 아무런 손상없이 그대로 온전히 보존될 수 있는 공사이기를 바라며!!

 

 

포스팅도 이렇게 마치고....

 

블로그 친구 님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