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08

누군가를....

eunbee~ 2008. 9. 29. 20:17

퀸스타운.

밀키블루와 쪽빛이 잘 어우러진 호수 와카티푸에 싸여 깊숙이 숨어 있는 아름답고 품위있는 도시.

저녁에 도착한 나그네의 눈을 홀리는 말끔한 밤풍경. 조용한가 하면, 구석구석이 젊은 숨결로 넘치는

적당히 들뜬 예쁜 작은 도시.

맑은 저녁 공기를 가르며, 투어 버스는 구불구불 산길로 접어 들더니

스키시즌에는 리조트로 사용되던 숙소에 짐을 풀도록 해 주었다.

남반구의 만월은 투명하게 빛을 내며, 푸른 저녁 하늘을 넉넉한 미소로 감싸 안는다.

 

여장을 풀고, 창문을 열었다.

제법 높은 위치에 있는 스키리조트 정원에는 고요로운 등불들이 정답고,

밝은 달은 나그네의 마음을 심란스럽게 만든다.

가뜩이나 달 뜨는 밤이면 심란스러워 지는 내가,

여행길에서 이렇게 적막한 밤, 산장같은 곳에서 바라보는 만월이라니....

잠이 잘 오려는지...

 

 

   만년설에 덮인 산, 초록이 짙은 물빛의 커다란 호수...그 곳에 자리한 작고 아름다운 마을, 퀸스타운.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마음껏 그리워하고 싶어지는 가슴 촉촉한  밤.

달빛에 잠긴 먼뎃산을 바라본다.

여기가 어디인가.

내가 지구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 걸까.

낯선 땅,

남극이 멀지 않다는 지구의 밑둥치에서

나는 한마리 철새처럼 가슴 파닥이며, 점점 가까이로 다가오는 만월에 숨죽이고,

퀸스타운이라는 낯선지명을 자꾸만 중얼거린다.

이번 여행중, 제일 가슴 설레게 하는 곳.

대상도 없는 그리움에 젖어, 달빛 교교한 퀸스타운의 밤을 지새워 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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